좌변기는 한자로 쓰면 "坐便器"이다.
앉아서 편한 그릇.
호모 사피엔스의 수컷이 서서 오줌을 싸는 거는
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.
본인의 의지와 노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"자연현상"에
개개인이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하던 그건 알 바 아니지만,
그걸 좌변기 앞에서 주장하고 음미하는 것 만큼은,
매우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다 하지 않을 수 없다.
변기를 닦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,
거기에 앉을 수 밖에 없는 사람에게도 말이다.
서서 싸라고 배출구 가까이로 맞춰준 소변기도 엄청 튀는데,
앉아서 쓰라고 만든 좌변기는 말 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.
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한 세상을 위해,
누구나 내가 필요한 만큼만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겠지만,
내가 가진 쓸데없는 고집이나 습관을 찾아서 내려 놓는 것도
매우 중요한 진보의 실천이 아닐까.